문득 그런 날이 있다. 세상에 내 편은 아무도 없는 것 같은 날. 모든 문제의 근원이 나인 것 같은 날. 끝도 없이 가라앉는 날. 세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싶은 날. 그런데 이런 기분에 속으면 안 된다. 절대로. 항상 하늘이 맑지 만은 않은 것처럼, 내 마음에 비가 오는 날도 있는 거다. 폭풍우가 치는 날도, 그래서 모든 것들이 다 쓸려 내려가는 날도 있는거다. 그래도 결국 세상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돌아간다. 그러니까 내 마음에 영원히 폭풍우가 칠 것처럼 굴면 안 된다. 머지않아 무지개가 활짝 필 거니까. 그래야 무지개도 볼 수 있는 거니까. 2021년 9월은 영원히 비가 올 것만 같았던 한 달이었다. 여러 일들이 나를 덮쳤고, 그대로 휩쓸렸다. 헤어 나오려고 허우적거릴수록 더 깊게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