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사회적 불균형으로 나아가는 민주 정치와 정책결정과정에 ‘팀제’ 도입 필요

서리나 2022. 1. 20. 18:00

 소수의 엘리트가 정치적 결정의 주체가 되는 왕정 및 귀족정과 달리, 민주 정치에서는 민중이 정치적 결정의 주체가 되어 정치 결정을 내리고 사회 규율을 정한다. 물론 정치 결정과 사회 규율의 해당자도 민중이다. 주체와 객체 즉 통치자와 피치자가 동일하다는 점에서 민주 정치는 자치를 핵심 가치로 삼는다. 이런 특성상, 많은 경우 민주 정치의 정치 결정 내용이 사회적 평균을 지향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민주 정치에서는 혁신성과 수월성을 기대할 수 없다고 보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 글에서는 민주 정치과정의 이론적 근거를 통해 위와 같은 주장과 시각에 대한 나의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민주 정치과정은 크게 투입, 전환, 산출, 결과, 환류로 나뉜다. ‘투입은 이슈와 아젠다가 등장하고 이것이 정치적 사안으로 인식이 되면, 정치적 결정과 행동이 요구되는 단계이다. ‘전환은 의견 표출, 의견 결집, 정책결정, 정칙 집행, 정책심사조정의 단계로 나뉜다. 주로 이익단체가 정치적 사안에 대해 의견을 표출하고, 주로 정당이 정치적 사안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면서 의견들을 정리하거나 종합한다. 정책결정 기구에서 정책안을 선택함으로써 법안을 제정하면, 행정부 관료조직이 정책안을 집행한다. 사법부 심사와 재판을 통해 정책안 문제 소지 및 발생 시 정책안을 조정한다. ‘산출은 각종 정책이 추출, 규제, 분배, 상징기능을 통해 사회에 적용되는 단계이고 결과는 질서, 안보, 자유, 성장, 복지와 현안 해결로 결과가 나타나는 단계이다. 마지막으로 환류는 정치과정 결과에 따라 해결 또는 재투입되는 단계이다.

 

 많은 경우, 민주 정치의 정책 결정 내용이 사회적 평균을 지향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나는 전환중 의견 표출 단계에 주목하여 이와 같은 주장에 반박하고자 한다. 민주 정치의 정치 결정 내용은 특정 집단만의 이익을 지향할 수도 있다. 사회적 평균이 아닌 사회적 불평균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민중이 정치적 결정의 주체가 되는 시작점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는 전환중 의견 표출 단계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사안에 대한 각계각층의 입장과 의견이 표출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이 산출되기 때문이다. 민주 정치에서 의견과 이익 표출의 주요 행위자는 이익집단과 여론이다. 그런데 이익집단은 특성상 특정 부분 이익을 주장하기 때문에 공익과 충돌하여 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 여론은 특정 쟁점과 사안에 대한 집단적 의견이므로 공동체 전체의 의견이 아닌 일부 집단의 의견이다. 즉 이익집단과 여론의 의견 표출은 각계각층의 입장과 의견이 아니며 의견을 표출할 여유조차 없는 사회적 약자들이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

 

 의견 표출과 의견 결집이 이루어지면, 정책결정 기구는 정책안을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민주 정치의 정책결정 과정에서는 혁신성과 수월성을 기대할 수 없다고 보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이들은 정책결정은 적당하지 않은 정보와 낮은 이해 속에서 빈번히 결정되기 때문에 대담하고 획기적인 결정은 이루어질 수 없고 기준 정책 룰 내에서 부분적으로 보완해가면서 업무 수행을 지속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관료제로 운영되는 국가행정은 업무의 세분화로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수행하기 때문에, 개성과 창의성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고 절차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들은 혁신성과 수월성을 기대하기 어렵게 한다. 그러나 민주 정치에 새로운 방법을 더하면 혁신성과 수월성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방법은, 조직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는 관료제를 유지하되 팀제를 일부 도입하는 것이다. 정보사회에 도입한 후로 많은 기업들은 관료제인 경성(硬性)형 조직 대신 팀제인 연성(軟性)형 조직을 선택하고 있고, 많은 성공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 시대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 카카오가 있다. 팀제의 업무의 통합과 재량권 중시 및 능력별 승진은 민주 정치에 수월성과 혁신성을 더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민주 정치에서 민중이 정치적 주체가 되는 시작점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에 참여하는 집단은 주로 이익집단이나 여론이고, 이들은 공익보다 특정 부분 이익을 요구하기 때문에 민주 정치가 사회적 평균을 지향한다고 주장하기 어렵다. 그리고 현재 민주 정치는 관료제로 운영되고 있다. 목적보다 절차를 중시하는 목적 전치 현상과, 개성과 창의성을 무시하는 경향으로 관료제에서 수월성과 혁신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관료제를 유지하되 팀제를 도입함으로써 정책결정과정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수월성과 혁신성을 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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